‘괴물 산불’ 상흔 어루만진 6,000여 비구니 스님들의 온정
2025-04-18

‘괴물 산불’ 상흔 어루만진 6,000여 비구니 스님들의 온정

"2025.4.18.(금) 소방청에서 소방청장님, 차장님, 전국조계사비구니회 진명스님 등 7분, 소방가족희망나눔 박현숙 가족대표 등이 참석하여 전국 산불대응 소방관분들 지원을 위한 전달식을 진행하였습니다.

(앵커)
조계종 전국비구니회가 6,000여 비구니 스님들의 마음을 모아 대형 산불 피해 지역 복구에 힘을 보 탰습니다. 또 목숨 걸고 화재를 진압한 소방공무원들에게 존경심과 감사를 표했는데요. 비구니회는 소방청과 산불 피해 사찰 7곳에 거액의 재난지원금을 전달했습니다. 윤호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부터 비구니 스님들이 세종에 있는 소방청에 들어섭니다.
조계종 전국비구니회장 광용스님과 부회장 혜욱스님, 운영위원장 진명스님 등 비구니회 집행부 스님들입니다.
해가 뜨기 전 서울을 떠나 부지런히 달려 세종까지 온 건 목숨을 걸고 영남권 대형 산불 진화에 앞장선 소방공무원들을 격려하기 위해섭니다.
비구니회가 소방청까지 찾아 감사를 표한 건 이번이 첫 사례입니다.
스님들은 산불 현장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워 가며 국민의 안전을 지킨 소방대원들의 노고에 눈물이 났다며 진심을 전했습니다.

광용스님 / 조계종 전국비구니회장
((산불 진화 때문에) 소방관님들이 못 먹고, 못 자고, 못 씻는 걸 봤을 때 너무나 가족 같이 내 몸 같이 그렇게 와 닿았습니다.)

고운사와 운람사, 만장사 등 많은 사찰이 피해를 입었지만 소방당국의 피나는 노력 끝에 청송 대전사 등의 사찰은 화마를 피할 수 있었고
그럼에도 허석곤 청장은 소중한 문화유산을 온전히 지켜내지 못했다는 자책으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허석곤 / 소방청장
((산불 피해가 커) 국민께는 죄스러운 마음인데 저희를 격려하기 위해 스님들이 방문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비구니회는 전국 비구니 스님들의 정성으로 마련한 성금 3000만원을 순직 소방공무원 유가족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소방가족희망나눔에 기탁했습니다.
당초 지역 소방서를 찾아가려 했는데 한 불자 소방관이 이번 재난에 전국의 소방공무원이 투입된 만큼 소방청을 지원했으면 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명스님 / 조계종 전국비구니회 운영위원장
(이번에는 정말 소방관님들이 너무 힘을 많이 쓰셔서 뭐라고 감사의 말을 다 할 수가 없더라고요.)

소방청에서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스님들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경북 의성군으로 향했습니다

[스탠딩]
비구니회 스님들은 소방청에 이어 고운사와 운람사, 만장사 등 산불 피해 사찰 7곳을 1박 2일간 잇달아 방문하며 총 1억800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전달했습니다.
고운사 주지 등운스님은 불이 산을 타고 넘어오던 긴박한 상황을 설명하면서도 사찰보다 마을주민들을 더 걱정했습니다.

등운스님 / 고운사 주지
(정부나 지자체에서 누가 오면 저는 마을 얘기를 해요. 빨리 예산 좀 많이 만들어서 (주민들) 도와주라 고. 긴 시간 먼길 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비구니회는 부처님오신날 이후 다시 한 번 피해 지역을 찾아 이재민 돕기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하루빨리 화마의 아픔이 치유되길 염원한 6천여 비구니 스님들의 한마음은 검게 그을린 산하대지에 희망의 싹을 틔워내고 있습니다.

윤호섭 btnnews@btn.co.kr"